미국 주식 상담소 2021. 9. 12. Thanks for Coming
👐, [미국 주식 상담소]입니다. 오늘은 한가지 얘기만 들고 왔어요. 꽤 긴 이야기거든요. 쓰면서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지는 감이 있어 줄이기도 했어요. (그래도 너무 기네요..) 그러니 혹시라도 시간이 부족하시다면 마지막 두 문단만 읽으시면 될 듯 싶어요. 그럼 오늘의 상담 시작해 볼게요. 전체 국민의 10분의 1이 🔵삼성전자(이하 삼전)의 주주인 나라에서 꽤 민감할 수 있는, 파운드리(Foundry) 이야기네요. 아시겠지만, 간단하게 파운드리의 개념부터 잡고 갈게요. 반도체 제조 프로세스를 네 단계로 구분하면, ①설계-②웨이퍼 생산-③패키징/테스트-④판매/유통 이렇게 나눌 수 있어요. 그리고 이 프로세스 중 어떤 걸 하고 어떤 걸 하지 않느냐를 기준으로 기업 형태가 나뉘어요. 가장 먼저, IDM이라고 불리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다 하는 회사(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반도체 회사)가 있어요. 🔵삼전과 🟡인텔(Intel, INTC)이 대표적이에요. 그리고 다 하지 않는 회사들은 꽤 종류가 많은데요, 먼저 정말 설계만 하는 칩리스(Chipless)가 있어요. 엔비디아(Nvidia, NVDA)가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ARM이 여기에 해당돼요. 칩 설계만 하고 그에 따른 IP 수입을 가져가죠. 다음으로 팹리스(Fabless). 반도체 제조 공장을 뜻하는 팹(Fab)이 없다(-less)라는 뜻으로 ①설계와 ④판매/유통을 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엔비디아와 퀄컴(Qualcomm, QCOM)이 팹리스의 대표주자예요. 그리고 오늘 얘기할 파운드리는 ②웨이퍼 생산과 ③패키징/테스트만을 담당해요. 그러니까 팹리스로부터 오더를 받아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거죠. (요즘에는 ②웨이퍼 생산까지만 하는 게 대세예요) 시장의 개척자도, 지배자도 🔴TSMC(TSMC, TSM)예요. 그 외에도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해주는 디자인하우스(ex. 대만의 GUC)나, ③패키징/테스트 분야에만 집중하는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같은 회사도 있어요. OSAT는 생산된 웨이퍼를 하나씩 잘라 "칩"으로 만들죠. 오늘은 일단 팹리스와 파운드리만 기억해두기로 해요. 위 사진은 🔵삼전의 팹이에요. 팹리스로부터 받은 칩 설계도를 따라 여기서 ②웨이퍼 를 생산하고 (최근에는 OSAT 업체의 성장 및 산업 세분화로 인해 파운드리 업체는 생산된 웨이퍼를 OSAT로 넘겨요) ③패키징 및 테스트까지 거쳐 다시 팹리스에게로 납품하죠. 이렇게 팹리스와 파운드리로 나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밀유지예요. 물론 내 칩을 내가 만드는 게 가장 좋지만 팹을 지으려면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져요. 그래서 모든 회사들이 팹을 가질 수는 없어요. 그렇다면 예전에 팹리스들은 어떻게 칩을 생산했을까요? IDM에게 장비가 노는 시간에 생산해달라며 부탁해야만 했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반도체 업계의 1위였던 🟡인텔에서도 타 회사들의 칩을 많이 생산했죠. 그런데 반도체라는 게 결국 설계도만 있으면 금세 카피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팹리스들은 카피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IDM에 생산을 부탁할 수밖에 없는, 슈퍼 을乙의 상황에 처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우린 설계 안하니까(너네의 경쟁자가 아니니까) 믿고 맡겨!"하며 등장한 것이 바로 파운드리예요. 그야말로 시장의 니즈를 잘 파악한 것이죠. 시장의 니즈가 컸고, 시장의 성장성도 훌륭했어요. 파운드리 산업은 급격하게 성장했고 이 산업을 열어젖힌 🔴TSMC는 시장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며 이제는 전세계 반도체 회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가 되었어요. (2위는 엔비디아, 3위는 🔵삼전) 그런데 최근 이런 상황에 대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요. 반도체 공급망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거예요. 위 점유율만 봐도 4위 글로벌 파운드리를 제외하고는 전부 동아시아 국가잖아요. 메모리 반도체도 3/4이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데 비메모리는 거의 90% 이상이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거예요. (실제로도 TSMC에서 올해 정전, 지진 같은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었었는데 이게 올해 반도체 품귀현상에 한몫했다고 해요) 미국과 유럽에서 이런 상황에 대해 우려와 질투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미국과 유럽이 손을 잡고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어요. 반도체 생산망을 뺏어오려고, 그러니까 서구권에 팹을 지으려고 혈안이 되었죠. 특히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매우 공격적으로 압박하고 있어요. 그 결과 🔴TSMC와 🔵삼전은 미국에 팹을 추가적으로 짓기로 사실상 계획을 확정했죠. (부지 물색 중이에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수혜를 입은 것이 바로 🟡인텔이에요. 그래도 꾸준히 생산을 해왔던 회사니까 아시아 국가들한테서 시장의 파이를 빼앗아 오라고 서구권의 높으신 분들로부터 낙점된 것이죠. 🟡인텔 입장에서도 쌍수를 들고 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꾸준히 늘어야할 매출액은 어느새 멈췄고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여러 업체들에게 도전을 받고 있었거든요. 심지어 지난 수십 년간 🟡인텔을 🟡인텔로 있게 해준 CPU 부문에서도 리사 수의 AMD(AMD, AMD)에게 거세게 추격 당하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구원투수로 등판한 신임 CEO 펫 겔싱어는 (미국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힘입어) 파운드리 산업에 힘쓰겠다며 공격적인 투자안을 밝히고 있어요. 미국의 반도체 동맹인 유럽에 110조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두 곳을 건설한다는 얘기도 있고, 파운드리 시장에서 서구권의 자존심인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인수하겠다는 설도 솔솔 나오고 있어요. 위 차트는 각 회사의 나노 공정에 대한 거예요. (작년 자료라 변동이 있을 수 있어요) 저 나노 공정 기술이 반도체 생산의 생산성과 반도체의 성능을 결정해요. 만약 5nm 공정이면 웨이퍼 위에 5nm의 폭을 가진 회로를 그린다는 의미인 거예요. (사실 이게 정확한 선폭을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대충 그만큼의 성능을 낸다! 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셔야 해요. 소재나 트랜지스터 구조 등 성능을 결정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이 많거든요) 웨이퍼 한장의 크기는 한정되어 있으니까 더 가늘게 그릴수록 한장에 더 많이 그릴 수 있겠죠? 그러니까 생산성이 올라가요. 그리고 더 세밀하니 트랜지스터도 더 많이 넣을 수 있죠. 정리하자면, 🔴TSMC의 3nm 공정이 🔵삼전의 3nm 공정, 심지어 4nm 공정보다 더 나을지는 구체적인 스펙을 비교를 해봐야 해요. (마티즈와 스파크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세부 스펙은 전혀 다른 것처럼요) 그러나 두 회사의 3nm 공정은 "통상적으로" 3nm 공정 수준의 성능을 낸다고 생각하면 돼요. (마티즈와 스파크는 둘다 경차로 취급 받죠) 물론 🔴TSMC의 3nm 공정이 🔴TSMC의 5nm 공정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은 당연해요. 어쨌든 🔴TSMC는 내년(2022년)부터 업계최초로 3nm 공정을 적용해요. 애플의 신제품에 이 3nm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가 들어갈 거라는 이야기도 돌아요. 반면 🔵삼전은 3nm 공정은 정말 빠르면 내년 하반기, 일반적으로 2023년 양산에 적용되리라 예상하고 있어요. 바로 🔵삼전에서 내놓은 신기술인 GAA(Gate All-Around)FET과 이를 한번 더 개선한 MBC(Multi Bridge Channel)FET 때문이에요. 아직은 3nm 이하 공정에서 적용하기 힘들다고 이야기 되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삼전은 이 두 가지 신기술로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어요. 종합해보면 🔴TSMC와 🔵삼전은 기술적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요. 언론에서 🔴TSMC가 3nm 공정을 먼저 적용한다며 🔵삼전의 위기인 것 마냥 얘기하는데 세부 스펙을 따져봐야 하죠. 반면 🟡인텔의 기술력은 두 회사보다 확실히 떨어져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파운드리에의 투자가 적었기 때문에 제조 공정 기술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실제로 2020년 7nm 공정 실패를 인정했죠) 그러면 제조 공정이 전부인 파운드리 업계에서 별로 경쟁력 없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어느정도는 맞아요. 그러나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 정치가 개입할 수밖에 없어요. 특히 반도체 산업은 워낙 최중요 산업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매우 신경쓰거든요. 위에서 말했듯이 🟡인텔은 서구권에게 픽 당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꽤 있어요. 이미 퀄컴은 🟡인텔에게 2023년부터 칩 생산을 맡길 예정이라고 해요(퀄컴에서 만드는 제품이 워낙 많으니까 그 중 일부겠지만요). 이런 식으로 미국 정부에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국의 팹리스들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인수한다면 그 속도는 더 빨라지겠죠. 다만 걱정은 하나 있어요. 🟡인텔의 전 수석 엔지니어가 비판했던 것처럼 🟡인텔 내부에 혁신 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무엇보다도 기술력이 우선되어야 할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이 과거의 영광에 취해 그저 단기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만 갖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주가도 다른 반도체 회사들과는 다르게 전~혀 오르지 않죠) 이 점에서는 펫 갤싱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자, 그럼 이제 길었던 이야기를 마무리 해볼게요. 우선 기술력은 🔴TSMC와 🔵삼전이 비슷해요. 두 회사의 기술력은 앞으로도 가장 뛰어날 거예요. 왜냐하면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상대적으로 🟡인텔의 기술력은 떨어져요. 이건 꽤 명백해요. 그리고 🔴TSMC는 파운드리라는 명백한 포지셔닝이 장점이에요. 팹리스들이 어떤 걱정도 없이 생산을 맡길 수 있죠. 그리고 그로인해 이미 파트너십이 돈독해요. 반면 🔵삼전과 🟡인텔은 IDM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아무래도 껄그럽죠. 물론 이 문제는 (제가 봤을 때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예요. 왜냐하면 디자인하우스들의 역할이 확대된다면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에요. 다음으로 자본력을 생각해 볼게요. 🔵삼전은 여러 사업을 하느니만큼 가장 출중한 자본력을 지니고 있어요. (물론 버는 것과 번 것을 투자하는 것은 다르지만 사내 유보금도 워낙 많아요) 🔴TSMC도 최근 팹리스들에게 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이미 부유하고 더 부유해질 것이죠. 괜히 두 회사가 수십 조, 수백 조를 투자한다는 게 아니에요. 🟡인텔도 아직은 부유해요. 여전히 CPU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계속해서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파운드리 시장은 팹의 건설 비용이 워낙 크기도 하고 꾸준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도태되지 않는데 돈 나올 구멍이 점점 작아지고 있거든요. 🔴TSMC는 한동안 1위를 쉽게 유지할 거예요. 점유율도 쉽게 50%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지정학적 문제(중국과의 관계나 가뭄, 정전 등)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요소가 거의 없거든요. 게다가 대만의 반도체 생태계가 워낙 잘 조성되어 있기도 하고요. 🔵삼전은 지금처럼 한다면,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요. 다만 🔵삼전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의 제품들에 대한 수요 전망이 좋으니 이게 호재라면 호재이겠네요. 그리고 말씀드렸다시피 🔵삼전 내의 사내 유보금이 매우 많은데 이걸로 어떤 회사를 인수할지 상황을 지켜봐야 가닥이 잡힐 거 같아요. (막말로 갑자기 🔵삼전이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인수한다면 그야말로 격차를 확 줄일 수 있겠죠. 차량용 반도체 회사 인수가 가장 가능성 높지만 그렇게 되어도 어쨌든 확실한 거래처를 하나 확보하는 것이니 호재겠네요) 🟡인텔은 글로벌 파운드리스를 인수하지 않아도 파운드리 시장의 파이는 어느 정도는 가져갈 수 있을 거예요. 당장 반도체가 품귀현상이기도 하고(이런 품귀 현상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요), 대부분의 팹리스가 미국 기업인 만큼 미국 정부에서 신경을 쓴다면 고객 확보도 상대적으로 수월하거든요.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시장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할 수가 없네요. 10% 이상으로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그야말로 대박, 시장의 메기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신다면 🔴TSMC를,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신다면 🟡인텔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여기까지가 오늘 준비한 내용이에요. 좀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산업은 무엇인가요? 🤷♀️ 아래 상담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서 말씀해주시면 잘 준비하여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한주되세요🙏 Made by MTM 출처를 밝히신다면 얼마든 퍼가셔도 좋습니다. 모든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며 MTM 측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음을 밝힙니다. 문의 gold6699@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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